'올림픽·세계선수권 2관왕' 김길리 "속이 후련한 느낌…이제 시작이라는 생각"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0 14: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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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m 보완하고 싶어...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벨제부르"
▲ 김길리(사진: SWTV 스포츠W 임재훈)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난 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막을 내린 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김길리(성남시청)이 인터뷰를 통해 생애 첫 올림픽 시즌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선수 생활에 대한 계획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김길리는 지난 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며 총 3개의 메달을 따낸 데 이어 지난 주 열린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도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선수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길리는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림픽 시즌을 보낸 소회를 묻는 질문에 "처음에는 걱정이 많이 됐다. 몸 컨디션이 너무 안 따라와 주는 것 같아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몸 컨디션도 올라오는 게 느껴졌고 경기 결과도 잘 따라와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후회 없이 잘 마무리한 시즌 같아서 속이 후련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 제 경기 운영 능력을 좀 터득한 것 같아서,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500m 같은 부분에서 많이 보완해보고 싶고, 제 장점은 더 살려서 극대화할 수 있게 해보려고 한다"고 현재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500m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이 가장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김길리는 "단거리에서 탄력을 받는 훈련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스타트부터 탄력까지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인코스를 파고드는 능력과 스피드를 꼽은 김길리는 올림픽 은퇴를 선언한 선배 최민정(성남시청)에게서 배우고 싶은 능력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아웃 코스 추월 능력"이라며 "제일 닮고 싶은 부분은 아웃 코스 추월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미 최근 출전 대회였던 세계선수권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탁월한 아웃 코스 추월 능력을 보여준바 있다. 

 

김길리는 세계선수권 여자 1,000m 결승에서 네덜란드의 산드라 벨제부르를 불과 0.009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반 바퀴를 남기고 앞선 선수들의 빈 공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왼쪽 스케이트 날을 깊이 찔러 넣은 끝에 만들어낸 대역전극이었다. 

 

▲ 세계선수권 1,000M 우승 당시 김길리(사진: AP=연합뉴스)

 

당시 상황에 대해 김길리는 "준결승 때 벨제부르 선수랑 같이 타봤는데, ‘다음 경기에서는 이 선수를 추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승전에서는 좀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레이스 중간에) 생각보다 뒤쪽이어서 걱정도 많이 됐다. 그런데 반 바퀴 남았을 때 갑자기 속도가 확 붙어서 ‘이거 한번 해보자’ 하고 아웃으로 추월했는데 속도가 살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스케이트 날을 밀어 넣은 뒤 승리를 확신한 듯 세리머니를 펼친 데 대해서는 "날을 밀었을 때는 솔직히 살짝 늦은 줄 알고 ‘아, 아쉽게 2등인가’ 하고 전광판을 봤는데, 제가 맨 위에 찍혀 있더라"며 "원래 발 내밀기를 하면 사진 판독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제 기록이 먼저 떠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1,000m에 비해 비교적 여유 있는 우승을 차지했던 주종목 1,500m 우승에 대해서는 "1,000m 경기를 한 이후라서 1,500m는 예선부터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고, 스피드랑 체력이 좀 남아 있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아웃으로 추월할 때 속도가 생각보다 많이 받아서 그냥 계속 질주했다."고 전했다. 

 

레이스 막판 아웃 코스 추월이 가능했던 속도를 느꼈던 부분에 대해 김길리는 " 아웃 추월을 준비할 때부터 속도가 나는 느낌이 들긴 한다"며 "그리고 아웃으로 갈지 인으로 갈지도 많이 고민하는데, 이번에는 타면서 속도가 더 난다고 느껴져서 아웃을 시도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올림픽 2관왕에 등극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김길리는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자신이 아이스링크에 나설 때마다 장내 아나운서가 '올림픽 챔피언'으로 소개해 주는 데 대해 아직 신기하고 적응이 잘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어린 시절 꿈꿔왔던 일을 이뤘다는 자부심이 얼굴에 가득했다.  

 

국제 무대에서 가장 까다롭게 느껴지는 선수에 대해 묻자 김길리는 "지금으로선 벨제부르 선수가 제일 까다로운 것 같다."며 "일단 스피드가 엄청 빠르고, (스케이트를 타는) 코스도 여자 선수들이 타는 전형적인 코스라기보다 벨제부르만의 코스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또 빠르고, 인 추월도 잘해서 까다로운 것 같다."고 밝혔다.  

 

▲ 김길리(사진: SWTV 스포츠W 임재훈)

 

20대 초반의 나이에 월드컵 시즌 챔피언과 올림픽 금메달 획득, 세계선수권 금메달 획득을  모두 이룬 김길리에게 앞으로 어떤 동기부여를 통해 정상의 자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물었다. 

 

그는 "제가 세워 놓은 목표가 있으니까, 그 목표를 깨려고 도전하는 마음이 재밌다."며 "스케이트 타는 게 너무 재밌고, 또 목표를 이루면 더 재밌어지고, 그러다 보니까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거창한 목표 설정 보다 그저 스케이트에 대한 사랑과 흥미가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따낸 만큼 한국 선수로서 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자인 최민정(7개)의 메달을 넘어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길리는 "한 종목 한 종목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집중하다 보면 메달이나 결과가 계속 따라와 주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언제까지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지 묻는 질문에는 "저희가 혼성계주 메달이 아직 없다"며 "혼성계주 메달 딸 때까지는 해야 한다.(웃음) 그리고 아직까지는 스케이트가 너무 재밌어서,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할 것 같다."고 스케이트가 재미 없어질 때까지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림픽에서 돌아온 이후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청와대 초청 행사, 각종 인터뷰 등으로 경기 출전 못지 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 왔다. 

 

김길리는 최근 최민정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특유의 발랄한 캐릭터와 입담을 드러냈다. 

 

예능 출연에 대해 김길리는 "TV 속 안에 제가 들어온 느낌이라 너무 신기했고, 재미없는 부분도 되게 잘 살려주시는 게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힌 뒤 청와대 초청 행사에서 건배사를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진짜 너무 떨렸고요. 그런 자리에서 제가 건배사를 하고 있는 게 정말 영광이었다. 언제 또 그런 자리에서 제가 건배사를 해보겠냐"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김길리가 올림픽 이후 가장 즐거웠던 일은 역시 인기 K팝 그룹 코르티스를 만난 일이었다. 

 

 

청와대 초청 행사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 코르티스를 만난 일을 꼽은 김길리는 이후 코르티스 멤버들과 함께 춤을 춘 영상을 SNS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영상 촬영 당시 코르티스 멤버들은 안무에 쇼트트랙 동작을 넣어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했다. 

 

김길리는 코르티스에 대해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저도 노래 많이 들으면서 그냥 따라 추는 정도"라며 영상 촬영 당시 코르티스 멤버들과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저도 물어봤는데 가온이는 부담스러워서 도망 다녔다고 하더라"(웃음)며 "그런데 저는 대화도 많이 하고 재밌게 촬영했다. 무척 편하게 주셔서 좋았다."고 돌아봤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세화여고)도 코르티스 팬으로, 김길리와 마찬가지로 코르티스 멤버들과 찍은 영상이 화제가 됐다. 

 

생애 첫 올림픽 시즌을 해피엔딩으로 장식한 김길리에게는 이제 달콤한 휴식이 기다리고 있다. 비시즌 가장 기대되는 스케쥴에 대해 묻자 김길리는 "그냥 빨리 어디 여행 가고 싶은데 스케줄이 계속 중간중간에 있어서 아직 여행 계획은 제대로   잡았다"며 "가까운 해외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 끝에 이번 시즌 강행군에 지쳤다는 듯 "비행기는 오래    같다"는 단서를 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최근 세계선수권 기간 중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챙겨볼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는 김길리는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조만간 KIA의 홈 경기에서 시구를 할 예정이다. 

 

앞서 한 차례 시구 경험이 있는 김길리는 당시 김도영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다른 선수와 시구를 위한 준비를 해야 했지만 이번 시구 때는 반드시 김도영에게 투구를 배울 것을 약속 받았다고 한다. 

 

김길리는 "이번에는 좀 잘 던지고 싶다. 그리고 야구도 많이 보러 다니고 싶어서 빨리 개막했으면 좋겠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 역주하는 김길리(사진=AP·연합뉴스)

 

김길리는 선수로서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김길리라는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고, 운동선수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자신을 성원해 준 팬들을 향해 "아시안게임 이후로 올림픽 올림픽까지 많은 분들께서 관심과 응원과 격려를 많이 주신 덕분에 멘탈도 잡을 있었고정말 힘이 많이 되었던 같다."며 "정말 너무 감사한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오고 제가 많이 받은 만큼 보답해 드리려고 많이 노력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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