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고려아연 경영진 ‘엔터사 선행투자·사금고화’ 조사 착수

김종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30 14:12:46

[SWTV 김종범 기자] 사법당국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둘러싼 비상장 엔터테인먼트사 ‘선행투자’와 ‘상장사 사금고화’ 의혹을 수사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개인 명의 및 투자조합으로 지분을 먼저 사들인 엔터사에 상장사인 고려아연 자금을 대거 유입시켜 기업가치를 부풀렸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위험과 손실을 회사와 일반 주주들에게 넘겼다는 것이 혐의의 핵심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부)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최 회장과 고려아연을 둘러싼 투자의혹과 관련해 조사 자료를 넘겨 받았다. 

 

▲ 고려아연 본사. [사진=연합뉴스]

 

앞서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아크미디어 투자 관련 회계처리 위반 혐의(분식회계) 등을 조사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중징계 처분을 끌어냈고, 합수부는 압수수색 등을 거쳐 해당 조사 기록을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최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 2019년부터 진행된 엔터사 투자 구조다. 최 회장은 2019년 7월 드라마 제작사 이야기사냥꾼의 전환사채(CB) 12억원을 매수한 데 이어 2020년 5월에는 설립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아크미디어의 제1회 CB 17억원어치를 개인 명의로 사들였다. 이후 이 CB들은 최 회장의 개인 투자조합인 ‘여리고1호’ ‘다니엘1호’ 등으로 분산 이전됐다.

 

문제는 최 회장의 개인 투자 직후 이뤄진 고려아연의 대규모 자금 투입 시점과 우회 경로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의 개인 투자 직전인 2020년 5월12일, 최 회장의 지인인 지창배 대표가 설립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사모펀드(PEF) ‘코리아그로쓰1호’에 약 236억6000만원(펀드 전체 규모의 94.6%)을 출자했다.

 

이후 최 회장 측의 CB 인수와 측근 7명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완료되자, 해당 펀드는 출자 59일 만인 7월10일 아크미디어가 발행한 제2회 CB 250억원을 전격 인수했다.

 

이는 사실상 고려아연의 자금으로 조성된 펀드가 최 회장과 측근들이 지분을 선취매한 엔터사에 후속 자금을 실어 나르며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같은 ‘선행투자 후 상장사 자금 투입’ 패턴은 슬링샷스튜디오와 하이헷 등 최 회장과 일가가 관여한 다른 엔터 관계사들에서도 나타났다. 

 

이후 카카오엔터의 지분 참여 등으로 아크미디어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한 때 최 회장 측이 누린 평가이익은 수 천억원대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이후 카카오의 SM엔터 인수전 여파에 따른 사법 리스크와 엔터 업황 악화로 해당 회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최 회장 역시 주식 전환 없이 원리금만 회수해 실제 차익을 실현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수사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의 판단은 다르다. 자금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의 기회비용과 위험 부담, 지배주주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상장사 자금을 위험 자산에 우회 투입한 구조 자체가 이미 성립된 업무상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최종 이익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상장사에 위험을 전가한 행위만으로도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사가 펀드를 직접 운용하며 투자처와 시점을 결정한 것처럼 왜곡된 주장이다”며 “펀드 투자는 전적으로 운용사의 독립적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라고 해명했다.

 

또 증선위 중징계 의결과 관련해서는 “투자자산 평가와 손상 인식 등 회계적 추정 영역에 관한 사안으로, 향후 후속 절차를 통해 성실히 소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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