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6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디어 에반 핸슨’을 소개했던 한 참가자가 이제는 경연이 아닌 한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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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에스앤코 |
2년 만에 개막한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의 ‘에반’ 역으로 이름을 올린 나현우는 최근 충무아트센터 인근 서점에서 SWTV와 만나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나현우를 무대에서 만난 건 tvN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 ‘더블캐스팅’ 최종 우승 후 참여한 뮤지컬 ‘베르테르’ 이후 6년 만이다. 긴 공백기 동안에도 공연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 그는 오랜만에 무대를 통해 팬들을 만난 소회를 전했다.
“퇴근길에 팬분들을 직접 만나서 반응을 실감하는 데 너무 좋더라고요. 우시는 분들도 있고, ‘6년 동안 기다렸어요’, ‘왜 이제 오셨어요’ 같은 말씀을 하시기도 해요. 팬분들이 제가 어떠한 서사를 이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좋은 공연과 제가 연기하는 에반을 보고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는 말씀도 있었지만, 제가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삶의 큰 응원을 받았다는 편지를 많이 받았어요.”
대중에게 자신을 알린 무대로부터 이어진 의미 깊은 작품인 만큼, 그는 첫 공연의 막을 내리는 커튼콜에서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나현우는 “첫 공연은 아무것도 생각 안 나고 커튼콜 때만 기억난다”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겨우 끝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관객분들이 정말 말도 안 되는 환호성을 보내주셨어요. 공연을 6년 만에 하는데 환호성이라는 걸 들으니까 안 벅찰 수가 없더라고요. 응원받는 게 익숙지 않아서 정말 ‘우와’ 이랬어요. 배우여도 이렇게까지 큰 환호를 받을 일은 살면서 잘 없거든요. 참 좋았어요.”
‘디어 에반 핸슨’은 불안과 고립 속에서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의 관계와 감정을 그려내는 뮤지컬이다. 2017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고, 국내에서는 지난 2024년 초연을 올려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은 바 있다.
| ▲ tvN ‘더블캐스팅’ 나현우의 ‘웨이빙 스루 어 윈도우(Waving Through A Window)’ 무대 |
나현우는 이 작품이 국내에 정식 라이선스로 소개되기 전, ‘더블캐스팅’에서 대표 넘버 ‘웨이빙 스루 어 윈도우(Waving Through A Window)’를 번안해 불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가 이 작품을 처음 알게 된 건 배역 오디션을 준비하며 해외 뮤지컬을 찾아보던 습관 덕분이었다. 조금이라도 자신을 다르게 보이게 할 방법을 고민하며 찾아본 작품은 경연 무대로 이어졌고, 결국 지금의 ‘에반’과 다시 만나게 한 출발점이 됐다.
“앙상블을 하다가 배역 오디션을 열심히 보러 다닐 때였는데, 그 과정이 지난하거든요. 합격할 확률이 거의 없어요. 어떻게 조금이라도 달라 보일 수 있을까 하다가 눈을 돌린 게 해외 뮤지컬이었죠. 오디션용으로 하이라이트 1분짜리를 혼자 번역해 놓는 버릇을 들여서 많은 소스를 알고 있던 차에 ‘더블캐스팅’에서 앙상블 미션이 주어졌어요. ‘디어 에반 핸슨’, ‘킹키부츠’, ‘록키’의 넘버를 후보로 두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이 작품으로 결정이 됐죠.”
6년 전 당시를 돌아본 그는 “그저 ‘뮤덕(뮤지컬 덕후)’의 마음으로 이 노래가 좋아서 불렀던 것”이라면서 과거의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말이 웃기지만, 6년 전의 제가 뮤지컬을 너무 하고 싶었던 저의 미래를 살려준 것 같아요. 솔직히 그 무대가 없었다면 저는 절대 에반으로 캐스팅되지 못했을 거라는 걸 저도 알고 모두가 알아요. 그래서 과거의 제가 ‘뮤덕’으로 존재해 줘서 고마워요.”
그럼에도 그는 작품에 캐스팅이 된 후에 6년 전 영상을 다시 보지는 않았다고 한다. 심사 위원단에 호평받았던 무대임에도 “못한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민망해한 그는 6년 전과 현재의 가장 큰 차이점이 ‘진심’에 있다고 말했다.
“그때도 소설도 찾아보고 하면서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2주라는 시간 안에 전체 이야기가 체화는 안 되잖아요. 그래서 1차원적으로 보이는 표현에 집중했었죠. 쉽게 얘기하면 ‘디어 에반 핸슨’의 대명사인 벤 플랫이 표현한 정서나 표현을 거의 다 카피했었어요. 지금은 어떤 말을 뱉어도 왜 이 말을 뱉는 지가 명확해요. 오히려 그러다 보니 1차원적인 표현들은 많이 사라지고 진심이 더 많이 나오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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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에스앤코 |
지난해 열린 ‘디어 에반 핸슨’의 오디션은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되었고, 캐스팅을 눈앞에 두고 타 지원자와 단둘이 남았던 그는 마지막까지도 합격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저는 그분이 될 줄 알았어요. 제가 봐도 너무 잘 어울리는 분이었거든요. 또 오디션을 보면서 많은 걸 시도하게 해 주셨는데 그러다 보니 저는 오히려 제가 뭔가를 못 하고 있어서 계속 시키신다고 생각했는데 합격이라고 해 주셔서 놀랐죠.”
합격 소식을 들은 순간, 나현우는 눈물을 쏟았다. “눈물 젖은 휴지를 찍은 사진이 아직도 남아 있다. 너무 좋았다”라고 당시를 떠올린 그는, 다시 대극장 주인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만큼 합격의 기쁨이 더욱 컸다고 말했다.
“대극장 주인공으로 복귀를 못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소위 말해서 스타 연예인이 되어서 돌아오지 않는 한 그 기회는 왠지 나한테 없을 거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거든요. 자신감이 없어졌기보다는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저 주인공 잘할 수 있어요’라고 해도 무조건 닿는 곳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거죠. 그러다 보니 더 눈물이 펑 터져버린 것 같아요.”
물론, 기쁨만큼이나 부담감도 상당했다. “설렘은 연습 시작하기 전까지만 가득했고, 연습을 시작할 때부터 계속 두려웠다”라고 말한 그는 여전히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 위에 서고 있다.
“공연 직전까지도 규형이랑 강현이 형한테 계속 조언을 구했어요. 이 떨림을 어떻게 잠재우는지, 관객을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 무서운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오늘도 인터뷰 끝나고 공연을 하러 가야 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두려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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