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야성적인 외계인 사냥꾼으로 변신한 조인성이 한국형 SF 블록버스터 ‘호프(HOPE)’만의 매력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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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조인성은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부터 나홍진 감독의 ‘호프’, 그리고 9월 공개를 앞둔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까지 세 편의 대작에 참여하며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연달아 세 편의 작품을 공개하게 된 조인성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임한 인터뷰에서 “텔레비전에 내가 너무 많이 나와서 꺼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자주 나오는 것 같아서 민망하기도 하다”며,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마음과 반가운 마음이 교차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15일 개봉한 ‘호프’는 비무장지대의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추적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추격자’, ‘황해’, ‘곡성’을 선보인 나홍진 감독의 10년 만의 신작으로,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조인성은 “‘이걸 어떻게 구현하려는 거지?’하는 물음표가 있었다. 한국형 SF라는 장르가 한국 영화계에서 조금 부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도전을 역시나 나홍진 감독님이 하시는구나 싶었다”라고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하겠다고 해놓고 내 몸이 안 따라주면 작품에 해가 되니까 고생스러울 로케이션일 텐데 감당할 자신이 있는지, 내 몸 상태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결국에는 그래도 도전하는 쪽이 맞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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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특유의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잘 알려진 나홍진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감독님의 전작들을 봐도 어떤 작업 방식인지 충분히 유추할 수 있지 않나. 그렇다면 결국 저의 선택 문제”라면서, “내가 하겠다고 선택한 것이니 오롯이 제 개인적인 문제가 되는 거다. 누구에게 탓을 돌릴 수도 없고, 내가 하기로 했으니 책임을 지자는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나홍진 감독이 가장 강조한 것은 “무드를 계속 끌고 나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조인성은 “산속에서 걷는 장면을 정말 오래 촬영했다. 현장에서 특유의 긴장감을 끊임없이 요구하셨고, 그렇다 보니 저희는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호흡을 유지한 채 걸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날파리도 정말 많이 먹었다”면서 유쾌하게 말했다.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동네 청년 ‘성기’ 역을 맡아 활약한 조인성은 극 중 가장 고된 액션 장면을 소화했다. ‘호프’의 액션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냐는 질문에 그는 “더 이상 뭐가 있을까 싶다”라며 관련한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무술팀에게 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말에서 떨어지는 것은 할 수 있지만 한 발로 타는 건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하더라. 승마팀에도 해본 적 있냐고 물었는데 그분들도 이렇게까지는 타지 않는다고 하셔서 속으로 ‘나는 이걸 왜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이상 난이도의 액션은 없지 않을까 싶다. 더 있다고 한다면 저 말고 다른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
완성된 고난도 액션 장면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만족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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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조인성은 “결국 관객들이 만족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제가 만족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나. 보는 사람이 재미없다고 하면 그뿐이다. 영화가 나 혼자 보는 개인용은 아니지 않은가. 보는 사람이 만족스러우면 되는 거다. 좋게 봐주셨다고 하면 그 힘들었던 과정을 전부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고난도의 액션을 소화했기에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안전이었다. 조인성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가장 많이 나눴던 대화는 저희의 몸 상태에 대한 것이었다”라며, “‘괜찮으시겠냐’, ‘잠깐 쉬었다가 찍겠냐’고 물어보시면서 제 몸을 굉장히 많이 신경 써주셨다. 물론 안 찍겠다는 이야기는 죽어도 안 하신다”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촬영이 모두 끝난 시점에서 당시를 돌아본 조인성은 되려 “매 순간이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애초에 쉽게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오니까 춥다는 걸 인정하면 된다. 춥지 않으려 하니까 고단한 거다”라는 ‘인성적 사고’를 보여줬다.
“100번 찍을 줄 알았는데 30번 만에 끝나면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 하는 마음으로 퇴근했다. 결국 생각의 차이이자 마인드 컨트롤의 영역인 것 같다. 만약 나홍진 감독님이 갑자기 스타일을 바꾸어 촬영을 빨리 끝내고 타협하려 한다면, 오히려 이 영화의 굉장한 불안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그 과정은 당연히 안고 가야 하는 디폴트값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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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디즈니+ 시리즈 ‘무빙’에 이어 ‘호프’까지 한국에서 그려낸 SF 장르물에 출연한 조인성은 장르의 매력으로 “인간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상상을 엿볼 기회라는 점”을 꼽으며, “‘저런 상상을 하는구나’하고 타인의 상상력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호프’만이 지닌 차별화된 장르적 매력도 함께 말했다. 조인성은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구현해 가면서 관객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액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연결해 준다. 이것이야말로 한국형 SF 장르가 아닐지 생각한다”라면서, “우리는 주로 할리우드의 SF 장르물을 많이 보고 자랐지만, 그것만이 꼭 정답은 아니다. 우리에게 맞게 ‘K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SF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에서 쉽지 않은 도전을 하게 된 ‘호프’에 대해 조인성은 능소화에 빗대어 바람을 전했다.
“능소화는 장마나 태풍이 올 때 피는 데 그럼에도 활짝 피어난다고 하더라. 이 꽃이 우리 영화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장르가 지닌 숙제와 한국 영화계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관객들의 품속에서 잘 피어났으면 좋겠다.
한편 ‘호프’는 현재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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