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허미미, 女유도 57kg급 銀 "할머니 저 열심히 했어요"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4-07-30 04:07:30
파리올림픽 결승서 세계 1위 데구치와 연장 혈투...석연치 않은 반칙패
▲ 허미미(사진: 연합뉴스)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허미미(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유도에 첫 메달을 안겼다. 

여자 유도 57kg급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유도 57㎏급 결승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연장 혈투를 펼친 끝에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지도 3개를 받고 반칙패,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의 은메달은 한국 유도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따낸 첫 메달이다. 앞서 이틀간 치러진 남녀 4개 체급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 여자 유도의 은메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정보경이 48㎏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8년 만이다.

허미미와 데구치는 경기 초반 탐색전을 벌이다가 경기 시작 56초에 나란히 지도를 받았고, 2분 4초경 허미미가 다시 위장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지도 한 개가 더해져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되는 상황이 이어지다 정규시간(4분) 안에 승패는 결정되지 못했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연장전 시작 1분 48초에 데구치가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승부는 원점이 됐다.  


하지만 잠시 후 허미미는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그대로 반칙패를 당하고 말았다. 여러 유효한 공격이 이어지던 과정에서 내려진 판정이었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지도 부과였다. 

 

지난 5월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데구치와 총 12분 19초에 걸친 연장 혈투를 펼친 끝에 반칙승을 따냈던 허미미는 약 2개월 만에 역으로 반칙패를 당하며 은메달을 목에 거는 데 만족해야 했다.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년,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 선생의 후손으로 200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조부모는 모두 한국 국적이지만 아버지는 한국 국적, 어머니는 일본 국적이다.

 

중3 시절 전 일본 중학 유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유도 천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허미미는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할머니(2021년 작고)의 유언에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2022년 한국으로 와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통해 생애 첫 대한민국 대표팀 도복을 입었다. 

 

그리고 할머니의 유언대로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할머니의 영전에 빛나는 메달을 바칠 수 있게 됐다.   

 

허미미는 "(할머니에게) 오늘까지 유도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칙패 판정에 대해 "아쉽긴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결승전에까지 나가서 정말 행복했다. 메달을 딴 것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애국가 가사를 미리 외웠다고 밝힌 허미미는 "못 불러서 아쉽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부르고 싶다"고 4년 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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