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꿈 이룬 이해인, 자신에게 전한 메시지 "포기하지 않아줘서 정말 고마워"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6 14:30:00
▲ KB금융 제80회 전국남녀 피겨 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 싱글에 출전한 이해인이 지난 4일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선수 생명을 끝내야 할 수도 있었던 위기를 딛고 꿈에 그리던 동계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고려대)이 기자회견을 통해 힘든 시기를 견뎌낸 과정과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대한 각오와 기대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이해인은 지난 4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KB금융 제80회 전국남녀 피겨 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 싱글에서 196.00점을 기록,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을 가진 연령의 선수 가운데 신지아(세회여고)에 이어 2위에 오르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까지 (경기도빙상경기연맹)에게 3.66점 차로 뒤진 3위에 머물고 있던 이해인은 프리 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로 129.62점을 받으며 허리 부상으로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한 김채연을 추월하는 역전극을 연출한 끝에 값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해인은 "큰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올림픽에 갈 수 있을 거라 미처 생각 못 했기에 더 기뻤다."고 소감을 밝힌 뒤 "올림픽 출전은 결과가 아니라 준비해 온 과정을 확인하는 단계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선수 생명을 끝내야 할 수도 있었던 위기를 딛고 꿈에 그리던 동계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고려대)이 기자회견을 통해 힘든 시기를 견뎌낸 과정과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대한 각오와 기대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연합뉴스)

 

이해인의 동계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해인은 202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 여자 피겨의 '에이스'로 맹활약 했으나 정작 선수 생활 최고의 무대인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선발전에서는 아깝게 탈락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2023년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로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았다. 

 

문제의 스캔들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3년의 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은 이해인은 이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3년 자격 정지 징계가 확정되면서 사실상 은퇴의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이해인은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 자격을 일시적으로 회복했다. 이후 빙상연맹이 징계 처분을 취소하면서 이해인은 온전한 선수 자격을 회복했다. 

 

▲ 자료사진: 연합뉴스

 

당시 빙상연맹은 가처분 인용 판결과 별개로 본안 소송을 이어갔으나 이수경 신임 빙상연맹 회장 취임 후 관련 내용을 매듭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과정이 이어지는 사이 이해인은 일시 회복한 선수 자격으로 나선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따냈고, 지난해 3월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에 나서 10위를 차지, 김채연(9위)과 함께 한국에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 티켓 2장을 안겼다. 그리고 이번 대표선발전을 통해 자신이 따낸 올림픽 티켓 가운데 한 장을 품에 안았다.  

 

▲ 지난해 3월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에 나서 10위를 차지한 이해인(사진: AFP=연합뉴스)

 

'천신만고 끝에'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지루하고 고된 과정을 거쳐 꿈에 그리던 동계 올림픽 티켓을 따냈던 탓이었을까. 

 

은반 위에 쓰러지는 프리 스케이팅 연기 마지막 동작을 마친 이해인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듯 한동안 그 자세 그대로 일어나지 않고 흐느끼면서 은반 위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해인은 "그동안 쉽지 않은 시간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에서 스스로 페이스를 지키는 방법을 배웠다.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들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연기를 끝까지 해냈다는 사실에 너무 안도감을 느꼈다. 긴장도 많이 됐고, 연기 직전 '이혜인 화이팅'을 외쳐주신 게 생각나서 눈물이 나왔다."고 당시 가졌던 감정을 전했다. 

 

힘겨운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이해인은 "아직도 피겨가 너무 재밌고 위로가 된다. 안무실에서 몸을 풀 때나 링크에서 활주할 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즐거웠다."며 "많은 분이 '다시 멋진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씀해 주신 것도 너무 감사했다. 그 말을 마음에 안고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간의 훈련 과정에서 대해 이해인은 "누가 올림픽 무대에 설지 모르기 때문에 그저 최선을 다해 준비하자는 생각 뿐이었다."며 "인생에 있어서 올림픽이 전부가 아니고 더 많은 대회가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해인은 또 "올림픽은 간절하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세상에 당연한 게 없다. 이제 올림픽 무대에서 많은 분께 지금보다 더 완벽한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거듭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 2023년 4대륙 대회 우승 당시 이해인(사진: USA투에이스포츠=연합뉴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오르게 될 이해인은 "사실 상상도 안 해봤다. 올림픽은 많은 선수가 꿈의 무대라고 칭하는 만큼 무거운 자리"라며 "함께 고생했던 동료와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만큼 영광스럽고, 다 함께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포기하지 않아 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이 떠오른다."며 "앞으로도 대회 때 좋지 않은 성적이 나올 수 있지만 스케이팅에 대해 연구하는 모습을 끝까지 잃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해인은 마지막으로 올림픽에서 마지막 연기를 마친 뒤 어떤 분위기를 상상하는지 묻자 "경기장에 많은 팬이 있을 거라서 굉장히 긴장될 것 같다. 크나큰 긴장과 맞서 싸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을 때 많은 분이 행복의 눈물을 흘리면서 손뼉을 치고 계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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