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붓 하나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여류 화가가 현대적인 음악을 만나 한국 무대에서 새로 탄생한다.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뮤지컬 ‘렘피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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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붓 하나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여류 화가가 현대적인 음악을 만나 한국 무대에서 새로 탄생한다. |
이날 자리에는 칼슨 크라이저 극작(Carson Kreitzer), 맷 굴드 작곡(Matt Gould)을 비롯해 ‘타미라 드 렘피카’ 역의 김선영, 박혜나, ‘라파엘라’ 역의 린아, 손승연, ‘마리네티’ 역의 조형균, ‘타데우스 렘피키’ 역의 김우형, 김민철, ‘수지 솔리도르’ 역의 김혜미 등이 참석했다.
지난 21일 개막한 ‘렘피카’는 러시아 혁명과 세계 대전의 격변기 속에서도 붓 하나로 세상을 지배하고자 했던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욕망과 사랑, 그리고 예술 세계를 그렸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뮤지컬 ‘하데스 타운’, ‘그레이트 코멧’을 선보인 레이첼 챠브킨의 연출작이다.
이번 한국 초연을 통해 아시아에서 최초로 ‘렘피카’를 선보이게 된 맷 작곡은 공연을 함께 만들어나간 한국 출연진에 대해 “이들은 모두 놀라운 퍼포머”라며, “매일 보여준 용기와 의지는 제가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첫 런스루를 봤을 때 너무 아름다워서 울었는데, 그들이 저를 보고 웃었다. 제가 이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느낌을 받게 해준 순간이었다. 저는 이 배우들과 우정과 유대감을 느끼고 있고, 언어 장벽이 있더라도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애정을 보였다.
뮤지컬의 음악은 ‘렘피카’가 주인공으로 그린 타마라 드 렘피카의 색깔을 담아냈다. 현대적인 팝과 록, R&B 요소가 결합한 넘버는 실험적이고 에너제틱한 매력을 선보인다.
맷 작곡은 “타마라가 그의 세대에서 느꼈던 것처럼, 지금에도 신선하게 느껴지길 원했다. 그래서 재즈와 낭만적이고 웅장한 넘버를 융합하면서도, 산업적이고 테크노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기계적인 비트가 어우러지길 바랐다”고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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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놀유니버스 |
배우들은 ‘렘피카’의 음악에 강한 지지를 보이기도 했다. 박혜나는 “연습 과정때 이렇게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 있는데, 관객 여러분께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연출에게 같은 것을 물었더니 ‘음악이 너를 도와줄 거야’라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실제로 음악을 접해보니까 그렇더라”라고 말했다.
또 이날 선보인 하이라이트 시연 중 랩이 가미된 독특한 넘버 ‘퍼펙션(Perfection)’을 선보인 조형균은 “연습 초반에는 너무 힘들었다. ‘이게 뭐지’, ‘어떤 걸 해야 하지’ 싶었다. 랩이지만 단순한 랩이 아니다”라며, “연습실에서는 피아노로만 연기하니까 ‘현타’가 많이 왔다. 부끄럽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하지 난감했는데 시츠 프로브에서 오케스트라와 다 같이 노래 할 때 모든 고민이 다 해소되어서 이 작품의 답은 음악 안에 있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작품의 주인공인 타마라 드 렘피카는 폴란드 출신의 화가로, 20세기 초 격변기 속 프랑스로 망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며 유럽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도형, 원뿔, 원통 등을 사용한 아르데코 양식을 활용해 ‘아르데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으며, 대중들에게는 ‘녹색 부가티를 탄 타마라’, ‘두 친구’ 등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타마라 드 렘피카를 직접 연기한 김선영은 이번 ‘렘피카’에 대해 “생존을 위해 투쟁했던 수단이 그림이었던 화가의 이야기이자 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결국은 한 인간이 그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투쟁해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며, “멋진 무대와 조명, 이야기, 그리고 음악들로 꽉 채워져 있기 때문에 와서 보신다면 단순히 낯선 것이 아니라, 이제껏 많이 보셨던 뮤지컬과는 달리 새로운 것을 만났다는 기분을 느끼실 거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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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놀 유니버스 |
같은 역의 박혜나는 타마라 드 렘피카라는 인물로 표현되는 여성 서사에 중점을 두기도 했다. 그는 “많은 내용이 담겨있지만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가 아니다. 타미라는 격변하는 시대 속 힘든 상황에서 붓으로 자신의 삶을 일궈냈지만, 여러분들도 전쟁 같은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여자의 삶이 공감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여성분들은 더 그럴 것”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얘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 뮤지컬은 여자의 이야기이다. 이 시대에 이런 이야기가 뮤지컬로 나와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 같다”면서, “여성 분들이 성취감과 통쾌함을 느끼고, 공감하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실제 타마라 드 렘피카가 그린 그림 ‘아름다운 라파엘라’의 모델 ‘라파엘라’는 이번 뮤지컬 ‘렘피카’에서 타마라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매력적인 뮤즈로 등장한다.
린아는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여성이다. 그런 자신과 같은 타마라를 만나면서 서로 동질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며, “이 작품에서 라파엘라는 나름대로의 생존 방식을 보여주는 것 같다. 사랑 따위 믿지 말라고 하며 감정을 숨기고, 자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데 결국은 타마라한테 정착하고 싶은 마음을 보여주며 사랑하고 안정을 찾고자 하게 된다”고 배역을 설명했다.
이어 손승연은 “모든 예술가들이 꿈꾸는 게 자유이지 않을까 싶다. 저 또한 곡을 만들고 앨범을 만들면서 자유롭고 싶다는 갈망이 강하다. 그런 자유를 타마라에게 선물해 줄 수 있다면 그게 두 사람이 불꽃 튀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타마라는 통제와 절제를 상징하고, 라파엘라는 자유를 상징해서 서로 상충하면서도 끌리는 사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나와 다른 면에서 끌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점에 중점을 뒀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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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놀 유니버스 |
타마라의 조력자이자 남편 ‘타데우스 렘피키’로 등장하는 김우형은 타마라를 연기하는 김선영과 실제 부부로 캐스팅 공개부터 화제를 모았다.
김우형은 “작품 선택할 때 같은 작품이 들어오면 항상 고민을 많이 한다. 보통은 선택을 안 하는 쪽으로 많이 가는데, 막상 연습과 공연을 통해 느낀 건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것이다. 선영 씨가 작년 말에 부상을 당해서 몸이 불편한 상태고, 지금도 재활 중인데 배우이자 남편으로서 옆에서 지켜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원래 집으로 돌아가면 작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안 하는데, 이 작품은 쉴 틈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20년 정도 공연했는데 가장 어려운 작품이었고, 선영 씨도 마찬가지라 하더라. 그래서 어떻게하면 이 작품에 우리의 연기적인 질감을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은 소통하고 쉴 틈없이 연습했다. 집 근처 연습실을 잡아서 같이 연습하고 런스루까지 돌 정도로 치열하게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이에 김선영은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다”며 감정을 추스르고, “‘하데스 타운’에서 부부로 만나긴 했지만, 신화 속 신과 여신으로 만나는 거라 현실적이지 않아서 더 편안했다. 근데 이 작품은 2막에 가서 현실 부부의 싸움이 강렬하게 나오기 때문에 자칫 부부의 개인적인 모습이 무대에서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나중에 결론을 낸 건 우리는 부부지만 개개인의 배우니까. 개개인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부부로 만나서 벌어지는 일을 밀도 있고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할 게 없을 것이고, 바라보는 관객분들한테도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어서 결정했다”며, “부부로서가 아니라 배우로서 서로를 바라보며 연기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렘피카’는 오는 6월21일까지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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