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정빌라’ 이현우, 착한 청년의 대명사가 보여주는 색다른 매력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4 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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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원정빌라’는 어느 날 교외의 오래된 빌라에 불법 전단지가 배포된 후 꺼림칙하게 된 이웃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공포 영화. 김선국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이현우, 문정희, 방민아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원정빌라’에서 ‘주현’ 역을 맡아 출연 중인 이현우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소재의 카페에서 스포츠W를 비롯한 국내 언론들과 라운드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2005년 아역배우로 데뷔해 드라마 [선덕여왕]의 어린 김유신 역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현우는 이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뷰티 인사이드’,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에서 다양한 활약을 펼치며 대중을 만나왔다.

이현우는 ‘원정빌라’를 선택하게 된 이유로 “시나리오를 봤을 때 뉴스에 많이 나왔던 주차 문제, 층간소음과 같이 가깝게 느껴지는 소재로 스릴러 영화를 만든 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감독님을 뵀을 때 첫인상은 조용한 성격으로 보이셨는데, 본인이 하고 싶은 욕망과 에너지가 있어 보이셨다”고 말했다.

“6~7살 때 아파트 2층에 살았었다. 집에 친척들이 몰려오면 제 또래 동생들도 어리니까 부모님 말씀에 따라 나름대로 조용히 노는 건데도 1층 주민분께서는 시끄러우셨던 것 같다. 그래서 저랑 친척 동생들, 누나들이 아랫집 아주머니를 할머니도 아닌데 무서운 의미로 망치 할머니라고 불렀다. 또 저희 아파트 단지만 해도 차들이 많아서 늦게 집에 들어가면 이중 주차가 되어있는 때도 있고, 마트 같은 곳에서는 영화에서처럼 주차 자리를 맡아놓고 있는 분들이 눈에 보이기도 했다.”

극중 이현우가 연기하는 주현은 대부분의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만, 윗층에 사는 303호 신혜와 마찰을 빚으며 골머리를 앓는다. 그는 불법 전단지를 303호 우편함에 몰래 넣으며 소심한 복수를 행한 주현에 대해 “주현은 맞불을 놓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저는 아니다”라면서, “아닐 땐 아니라고 하고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내는 성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주현과 마찰을 빚는 윗층 이웃 신혜 역은 문정희가 맡아 이현우와 연기 호흡을 펼쳤다. 이번 영화를 통해 문정희와 처음으로 연기 합을 맞추게 된 그는 “많이 의지가 됐다”면서, “그동안 본 선배님의 멋진 작품이 많아서 선배님이 선택하신 영화를 같이 만들어가면 배울 게 너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함께 출연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배운다는 건 누군가의 연기를 통해 깨닫고, 더 나아가서 내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단계까지 갈 것도 없이 피부로 느껴지는 게 어마어마해서 신기했다. 예고편에 선배님의 비릿하게 웃는 얼굴이 등장하는데 실제 현장에서 보고, 끝난 후 모니터할 때 느꼈던 충격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선배님 덕에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미리 대본을 보면서 캐릭터를 구축하고, 준비해 놓은 연기가 분명히 있었는데 완성본을 보고 있으면 ‘저 때 내가 무슨 감정으로 이렇게 연기했지?’ 같은 생각들이 들 정도로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면서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온 장면들이 있어서 신기했다.”

또 한 명의 주연인 방민아는 과거 이현우와 함께 SBS 음악 프로그램 ‘인기가요’의 MC를 맡았던 인연이 있다. 극 중 방민아는 특별한 것 없는 동네 약국의 약사처럼 보이지만, 밤에는 원정빌라 주변을 맴도는 ‘유진’ 역으로 분했다.

방민아에 대해 “엄청 친한 건 아니지만 안 친한 것도 아닌 편한 사이”라고 말한 그는 “같이 연기해 보는건 처음이라 많이 궁금했고, 직접 보니까 유진이라는 캐릭터의 묘한 분위기를 잘 집었다고 생각했다. 편한 사이이다보니 현장에서 연기를 맞춰갈 때 서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일상에서 소소하게 거슬리는 작은 마찰로 시작한 이웃 간의 갈등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사이비 종교라는 거대한 불길로 자라나 빌라를 집어삼켜 버린다. 이현우는 “편집과 후반 작업이 들어가면서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었던 느낌보다 좀 더 스릴러적인 부분들이 많이 부각됐다”며, “더 흥미롭게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귀신, 유령이 나오는 건 무서워하는데 심리 스릴러는 재밌게 보는 편이다. 어디 갇혀있는 것 같고, 점점 좁아지는 것 같은 갑갑한 느낌을 좋아한다. 이런 느낌을 싫어하시는 분도 있지만 계속 집중해서 보게 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원정빌라’는 한 명이 시작한 종교 바람에 온 빌라 사람들이 매몰되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다룬다. 순식간에 사이비에 빠지는 과정에 대해 이현우는 “저나 제 주변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이라 공감보다는 납득에 가까웠다”면서, “사람의 심리를 건드리고, 간절한 마음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사이비가 아니더라도 삶이 흔들려 어딘가에 마음을 내려놓고 싶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원정빌라’를 통해 자신도 처음 보는 얼굴이 보여서 좋았고, 뿌듯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통 이현우를 통해 쉽게 연상되는 선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고.

 

주현이 그동안 이현우의 이미지 속에 있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져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주현의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에 대한 매력에 대해 말했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사이비 세력을 악이라고 표현한다면 주현은 그에 유일하게 맞서 싸우는 인물이긴 하다. 하지만 주현은 표면적으로 단순한 선으로 보이지만, 그의 생각이나 행동을 깊게 들여다보면 막상 선하기만 한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 영화에서 여러 장면을 통해 드러나는 것처럼 선과 악이 공존해 있는 인물인 점이 재미있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이웃들을 구출해내는 장면에서 망설이는 장면이 저는 참 좋았다. 사람 대부분은 악 또는 선만 있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모습이 한 장면에서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좋았다.”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으로는 “결국 운동밖에 없다”라면서, “외형적으로 보여주는 게 제일 빠른 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몸이 커질 만큼 운동을 한 건 아니지만, 힘을 줘서 호흡을 하니까 몇 번 하지 않아도 얼굴선이 샤프해지는 느낌이 든다. 몸이 좋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얼굴도 좋아지는 것 같다. 복싱 같은 것도 궁금해서 잠깐 해봤는데 눈빛이 좀 더 날카로워지는 게 좋은 작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현우는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순하고 앳된 이미지가 싫은 것은 아니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다양한 배역을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에 계속 찾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며 배우로서의 추구하는 점을 밝혔다.

“이현우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한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걸 깨고 싶다. 저는 많은 걸 할 수 있다. 좀 더 강한 이미지를 우선으로 잡아가고 싶은 것뿐이다. 남자답거나 어린 이미지 뿐만이 아니라 맹하고 바보 같거나 똑 부러지는 등 저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연기해 보고 싶은 게 제일 크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따라서 최근 이현우가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데 있어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다.

“어린 이미지를 빼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해도 재미있는 작품의 매력적인 학생 캐릭터가 들어오면 거부감은 전혀 없다. 도전해 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 해도 좋은 작품과 캐릭터, 내가 했을 때 잘 맞아떨어질 것 같고 잘할 수 있는 것이 아직은 훨씬 중요한 것 같다.”

이현우의 새로운 도전으로는 그의 무대 데뷔작인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가 있다. 그에게 있어서 ‘사운드 인사이드’는 오랫동안 배우 길을 걸어온 그에게 있어 좋은 환기의 기회가 되었다.

“군대 가기 전부터 제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 벽을 느끼고 있었다. 자꾸 스스로 작아지고, 자신감이 안 생겼다. 어렸을 때부터 배우로 활동하면서 연기적인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그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연기의 시초는 연극이니까 자꾸 생각이 났다. 그러다 '사운드 인사이드' 대본을 봤는데 엄청나게 끌렸고, 하기를 너무 잘한 것 같다. 더 많은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됐고, 자신감이 없던 부분도 많이 채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올해 초 영화 ‘도그데이즈’로 시작해 ‘원정빌라’로 2024년을 마무리한 이현우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면서 뿌듯함과 함께 아쉬움을 전했다.

“차기작이 안 정해져 있는 상태인데, 언제까지 일이 없을지 모르니까 계속 걱정이 된다. 올 한 해 뭘 했고, 왜 이렇게 빨리 갔나 싶지만 생각해 보면 그래도 드라마 찍고, MC 시작하고, 영화 개봉하면서 열심히 살았더라. 뿌듯한데도 아쉬움이 있다. 연극 끝난 지 한 달 조금 됐는데 6개월 쉰 것 같다. 너무 심심하다. 워커홀릭 기질이 원래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자꾸 이런 생각이 든다.”

한편 ‘원정빌라’는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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