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마타하리’ 옥주현 “지금껏 쌓은 노하우 후배에게 물려주는 건 제 의무죠”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3 13: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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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마타하리’는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작품의 뮤즈로서 초연부터 사연까지 빠짐없이 참여한 옥주현은 “삼연부터 ‘마타하리’라는 작품에 관객분들이 기대하시는 바를 충족시켜 줄 만한 충분한 볼거리와 감동, 음악의 연결성과 드라마의 알맞은 퍼즐처럼 맞춰졌다고 다들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다”며 지난 시즌으로부터 이어진 완성도에 대해 말했다.


“2년 만에 돌아온 ‘마타하리’에서는 삼연에서 더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벽돌과 벽돌 사이에 시멘트를 덧발라 더 단단한 성을 만든 것 같다. 지난 시즌에 보셨던 분들이 이번에도 보신다면 그 미미한 차이가 얼마나 큰 레이어를 만들어가고, 그렇게 완성한 스토리로 굉장한 감동을 받으실 것을 확신한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특히 옥주현은 마타하리가 저와 가장 많이 닿아있는 부분이 많은 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제가 맡은 인물의 마음에 대한 물음표가 제일 적은 뮤지컬이 이 작품인 것 같다. ‘마타하리’가 오기를 정말 너무 기다렸다. 마치 롱디를 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드디어 곧 만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첫 연습을 하러 갔던 그날이 기억난다.”

창작 뮤지컬인 만큼 ‘마타하리’에는 초연부터 사연까지 시즌마다 많은 변화가 일었지만, 이번 사연만큼은 삼연의 형태를 지켜서 가져왔다는 느낌이 강했다. 삼연부터가 가장 완성된 버전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옥주현은 그 이유로 ‘마타하리’의 첫 한국인 연출가인 권은아를 꼽았다.

“초연부터 재연, 삼연까지 연출님들이 다 달랐는데 지금의 권은아 연출님이 운명인 것 같다. 한국인 연출이라는 점이 가장 크다. 초, 재연 모두 외국인 연출이 맡았는데 작품을 하면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게 영어 대본과의 마찰이다. 한국어에 대입되는 영어 표현법을 찾기도 어렵고, 직역했을 때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창작진들과의 연습 과정에서 시간을 많이 뺏기는 요소다. 그래서 우리나라 관객에게 정서적인 터치가 닿을 수 있게끔 흐름을 만드는 건 권은아 연출님의 힘이 컸다. 영어권, 한국 양쪽에서 오래 거주하셨고 연출적인 해석이 알맞게 잘 맞아떨어졌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연출과 더불어 기존 배우와 뉴 캐스트가 어우러진 캐스팅 라인업도 이번 시즌만의 특별함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옥주현은 첫 합창 연습 당시를 떠올리며 ‘마타하리’ 네 번째 시즌에 갖는 자신감을 전했다.

“사람은 감이라는 게 있고, 특히 배우들은 그 감이라는 게 예민하고 깊은 것 같다. 첫 음악 연습 때 합창을 하는데 제가 근래 10년 동안 제 기억으로는 가장 완벽했던 것 같다. 첫 시간에 그렇게 완벽하기 어렵다. 근데 이번 ‘마타하리’의 여정은 출발부터가 남달랐고, 소름 끼치도록 쫀득하게 좋았다. 모든 배우한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행복하게 공연을 시작했다.”

뮤지컬배우로서의 옥주현에게서는 ‘티켓파워’라는 수식어가 함께 따라온다. 배우로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한 티켓파워에 대해 그는 “그 수식어가 너무 무섭다”면서 “티켓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저 제가 해야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할 뿐”이라 말했다.

“제가 모든 회차를 다 매진시키는 조승우 배우 같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승우 배우는 존경하고 친애하는 배우다. 함께 공연하면서 신뢰를 줄 수밖에 없는 빈틈없는 시간과 행동들, 그리고 작품을 대하는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시기 때문에 그런 훌륭한 동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하지만 저도 그런 티켓파워를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든 간에 제가 지금까지 쌓아 온 것이 발휘가 잘 된다면 여러분들이 무한한 신뢰를 갖고 티켓을 클릭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 사람이 선택한 작품이라면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고민하지 않고 지갑을 열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이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화제성이 높은 만큼 논란도 함께 따라오는 다사다난한 행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2022년에는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기념 공연 캐스팅 개입 의혹으로 업계 전체에 논란이 번졌고, ‘마타하리’의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비타민 스틱을 활용한 길거리 흡연 연습으로 비난받기도 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옥주현은 “공연을 보신다면 이래서 연습했다는 걸 알 수 있었을 거다”라고 말하며 작품과 연계해 답했다.

“흡연을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니까 불안하고 초조할 때 담배 한 모금으로 진정하기 위해 피는 거라고 말씀해 주시더라. 전 비흡연자이지만 작품 내에서는 그 흡연자들에 속해서 연기를 해야 하지 않나. 초조할 때 잠깐 진정할 수 있는 수단이 어색해 보이면 안 되니까. 그래서 비타민 스틱으로 많이 연습해야 했고, 비타민 스틱이 상당히 무거워서 그 무게감을 유지하는 게 큰 숙제였다. 기사화가 크게 됐을 때 작품을 많이 알려주시는구나 싶었다. 물의가 됐다면 죄송하지만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오늘의 흡연 연기는 만족스럽다.(웃음)”

또 그는 ‘엘리자벳’ 캐스팅 개입 논란이 불거졌었고, ‘마타하리’ 삼연이 올라갔던 2022년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하며 “메소드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복되는 논란에 대해 옥주현은 “공연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해프닝은 제게 좋은 재료가 되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 일이 없고 행복할 때가 더 불안하고, 오히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제게 산이 또 하나 주어졌다는 데서 오는 이상한 안도감이 있다. 그런 산을 마음먹고 대처할 수 있는 게 제 동력 같다. 제가 작은 불씨가 큰 불로 번지는 인물이라는 데에는 저한테도 책임이 있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유명인이 가진 파급력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도 있지만, 반대로 평범한 사람에 비해 많은 신중을 요해야 한다는 제약도 함께 따른다.

옥주현은 “오랫동안 모두에게 알려진 옥주현이라는 인물이라는 게 양날의 검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저도 가끔 일부러 사용할 때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물의를 일으키고 싶은 건 전혀 없다. 뮤지컬배우라는 명함 앞에서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흔들릴 때도 저 자신을 잘 잡아줬다”고 말했다.

2005년 ‘아이다’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한 옥주현은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그는 “뮤지컬배우로서 다다르고 싶은 어떠한 고지에 대한 목표점이 있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무대에서 느낀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20주년 이후에도 계속될 미래를 내다봤을 때 옥주현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목소리를 꼽았다. 그는 “잘 관리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지금까지의 행보를 돌아보았다.

“뮤지컬배우로서는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도 노래가 기능적으로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 배역 안에서 제대로 살 수 없기 때문에 20년을 통틀어 이 지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깨닫고, 발전시키면서 보존하려 노력한 시간이 저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옥주현에게 있어 보존이란 개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프랭크 와일드혼이 다른 배우의 레슨을 부탁하면 친분이 없더라도 흔쾌히 수락한다며,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노래를 잘한다 하더라도 단발성이 아니라 몇 개월을 지속해서 평균 이상의 노래 실력을 유지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 이런 점에 대해 지금껏 해오면서 알아 온 노하우는 제가 조언을 들었던 것처럼 물려주고 알려주는 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이 든다. 또 제가 언제까지 지금의 옥주현일 수는 없다. 다른 여성 후배들이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을 때 잘 물려주고 싶고, 보존하는 방법을 지금도 알려주고 있다.”

극 중 마타하리처럼 누구에게나 마지막 순간은 언젠가 온다. 옥주현은 평소에도 존경의 대상으로 자주 언급해 온 패티김을 언급하며 배우로서의 추구해나갈 방향성을 말했다.

“패티김 선생님이 한국에 오셔서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셨을 때 무대를 보고, 소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은퇴를 준비했을 선생님의 마음은 어땠을지 생각했다. 은퇴 후 선생님은 힘드실 텐데도 제 공연에 늘 와주셔서 응원을 해주신다. 또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좋은 조언들이 잘 꽂혀서 제게 잘 준비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것 같다. 선생님께서 주신 말씀 하나하나로 관객분들께 증명해 보이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제가 서야할 곳이 어딘지를 착각하지 않고 명확하게 아는 배우로서 존재하고 싶다.”

한편 ‘마타하리’는 옥주현, 솔라, 에녹, 김성식, 윤소호, 최민철, 노윤, 최나래, 윤사봉, 김주호, 홍경수, 안진영 등이 출연하며 내년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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