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영수-조풍래 “보통 열정으로는 안 되는 ‘구텐버그’…수능 공부하듯 외웠어요”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0 08: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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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구텐버그’는 열정 넘치는 뮤지컬 작가 ‘더그’와 작곡가 ‘버드’가 자신들의 작품 ‘구텐버그’를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뮤지컬 작품으로, 작가와 작곡가가 직접 프로듀서들을 초청해 노래하고 연기하는 극중극 형식의 2인극이다.


SWTV는 최근 서울 종로구 소재의 카페에서 뮤지컬 ‘구텐버그’의 ‘버드 대븐포트’ 역을 맡은 박영수, ‘더그 사이먼’ 역을 맡은 조풍래와 만나 폐막을 앞둔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 (왼쪽부터) 조풍래, 박영수 [사진=쇼노트, 랑]


2013년 국내 초연을 올린 작품은 올해로 총 5번의 시즌을 올린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10년 넘게 사랑받아온 작품이지만, 공교롭게도 두 사람 다 이번 시즌을 통해 ‘구텐버그’라는 작품 자체를 처음 만났다. 다섯 번째 시즌의 뉴캐스트이자 출연진 중 맏형으로 참여하게 된 이들은 각자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였어요. 워낙 힘들다는 얘기도 많이 듣기도 했었지만, 배우라면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선뜻 참여하게 됐어요.” (박영수)

“다른 작품과 달리 주변에서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 주셨어요. 제가 알기로는 저나 영수 나이에 한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친구와 함께하니까 즐겁게 참여하게 되었어요.” (조풍래)

차고를 연상케 하는 투박한 무대, 그 위에 선 박영수와 조풍래는 야심차게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는 젊은 창작진으로 변신했다. 극 중 박영수는 작곡가 ‘버드’를, 조풍래는 작가 ‘더그’를 맡아 열정 넘치는 리딩 공연을 펼쳐 객석에 앉은 프로듀서들의 안면에 웃음을 띠게 만든다. 

 

언뜻 보면 덤앤더머가 연상되기도 하는 두 인물의 성격에 대해 MBTI로 치면 J와 P라고 설명한 이들은 버드와 더그의 성격적 차이를 보면 소소한 재미가 더 생긴다는 말을 전했다.

“버드는 작곡에 대한 열정을 가진 채 시골에서 올라온 순수한 청년이고, 너무 순수하다 보니까 어떠한 부분에 쉽게 색깔이 바뀌어요. MBTI로 생각하면 100% F라 더 열정적으로 아파하고 공감하는 캐릭터라서 어떻게 보면 다혈질처럼 보일 수도 있죠. 이러한 부분에 대해 버드가 세련되지 않고, 표현에 있어서 투박할지도 모른다고 연출님과도 얘기를 나눴어요. 극 중 헬베티카의 쥐 얘기를 하다 감동의 세계로 먼저 빠져드는 것도 감수성이 섬세하고 예민한 친구라서예요.” (박영수)

“더그는 작가로서 관객들 앞에 서서 내 작품을 홍보하고, 보여드리는 자리이기 때문에 원래의 내 모습이 아닌 정제되고 깔끔한,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자꾸 사전에 계획하지 않은 질문을 계속 던지는 버드에게서 영향을 받죠. 흐트러진 걸 정리하고 다음 장으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싶은데 자꾸 어떤 이벤트와 사건 사고가 생기고, 그런 걸 또 정리하려고 하다가 또 원래의 내가 튀어나오고 마음대로 안 되면서 뚝딱거리는 모습이 나오게 돼요.” (조풍래)

 

▲ 사진=쇼노트, 랑

 

꿈을 향한 여정을 함께한 더그와 버드처럼, 박영수와 조풍래 역시 서울예술단 시절부터 함께한 동갑내기 절친 배우다. 원래 땀을 많이 흘리지만 이번 공연을 하면서는 특히나 더 많이 흘렸다고 말한 조풍래는 그 이유로 장난스레 박영수를 꼽았다.

“영수랑 ‘아트’나 ‘미아 파밀리아’ 같이 코미디가 가미된 작품을 해보긴 했지만, 역할 안에서 또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배역에서 코믹 요소를 하는 건 제가 더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반대로 되어서 영수의 색다른 모습을 본 것 같아요. 영수는 이 작품 안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거든요. 대본도 의식의 흐름대로 안 가는데, 옆에 있는 친구도 의식의 흐름대로 안 가서 굉장히 당혹스러웠던 것 같아요. (웃음)” (조풍래)

이 말을 들은 박영수는 “럭비공이긴 한데 보이는 럭비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래 같이 해왔던 게 있기 때문에 ‘풍래가 감싸주겠지’라고 생각하고 튀기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 깊은 신뢰를 드러냈고, 이어 조풍래는 “연습실에서 영수가 럭비공처럼 튀는데 저는 못 본 척하는 티키타카가 제일 웃겼다고 하더라. 저희의 실제 관계성을 아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느끼는 포인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해 본체와 연결지어지는 웃음 포인트를 짚기도 했다.


극 중 더그와 버드는 명성도, 재력도 없는 예술가로, 당연히 리딩 공연 하나를 위해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고용할 수 없다. 따라서 오로지 두 배우만이 무대에 올라 고군분투하는 ‘구텐버그’는 살인적인 대사량을 자랑한다.

 

박영수와 조풍래는 대본의 첫인상에 대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어렵고 보통 열정으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조풍래는 2인극 중에서도 호흡이나 템포가 빠른 ‘구텐버그’를 소화하는 데 있어서 “수능 공부하듯이 외워야 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장면 표를 만들어서 집에서도 계속 공부했어요. 더그가 의식의 흐름을 느끼고 다음 장면으로 넘겨야 한다면, 버드는 다음 장면을 준비하는 등의 행동을 더 많이 해요. 그러다 보니까 습관처럼 다음 장면을 생각하는데 그걸 표로 만들어서 어떤 말이 나왔을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즉 연결고리들을 표로 만들어서 적어두었죠.” (박영수)

 

▲ 사진=쇼노트, 랑

 

이들은 여러 2인극을 거친 베테랑 배우였지만 ‘구텐버그’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된 나날의 연속이었다. 작품을 “2인극 중 압도적으로 힘들다”고 표현한 조풍래는 “하루하루, 한 회 한 회가 지날 때마다 분장과 헤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줬고, 박영수는 “같이 하고 있는 작품도 2인극인데 체력적으로 너무 편하다. ‘구텐버그’는 몸에 땀이 많이 나서 셔츠 안이 다 젖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사람들이 힘든 걸 잘 모른다”고 말한 박영수에 조풍래는 “옆에 워낙 젖은 친구가 한 명 있어서 그렇다”는 유쾌한 답을 내놓았다. 움직임이 많은 버드와 반대로 리딩 공연을 주도하며 모든 장의 연결고리를 잇는 더그는 빠른 두뇌 회전이 필수다. 이에 대해 조풍래는 “한번만 잠깐 다른 생각을 하면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다”고 말하며 연습 기간 중 있었던 인상적인 돌발상황을 회상하기도 했다.

“평상시에도 얘기하다가 뭘 말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는 것처럼, 연습실에서 대사를 통째로 잊어버린 적이 있어요. 예능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 나오는 웃긴 장면처럼 머리에 물이 질질 흐르는 것처럼 땀이 미친 듯이 나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해봤죠. 다 됐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경험을 하고 나서는 전혀 다 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연습실에서 그걸 겪고 나서 무대에 올라오니까 이걸 또 겪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매회 공연 할 때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본을 읽었죠.” (조풍래) 

 

인터뷰②에서 계속, 누르면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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