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사람들은 배우 송강호라고 하면 무조건 '잘하겠지 송강호니까'라고 하지만, 실제 우리는 그 노력을 모른다."
신연식 감독과 송강호가 '삼식이 삼촌'에 이어 영화 '1승'으로 스크린 나들이까지 함께한다. 개봉을 앞두고 신연신 감독은과 스포츠W가 만나 '1승'의 뒷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12월 4일 개봉했다. 개봉날 관객수는 4만 6천332명이다.(이하 영진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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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승' 신연식 감독/㈜아티스트유나이티드 |
신연식 감독은 대한민국 최초 배구 영화에 도전했다. 왜 여자 배구 경기를 소재로 택했을까 궁금했다. "배구는 정말 구현하기가 너무 어렵다. 실내 스포츠중에 가장 다이내믹한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여태까지는 배구 경기의 디테일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술이 갖춰졌다. 아무도 안했으니까 내가 얼른 해야겠다 싶었다."
'1승'은 제목부터 스포이지만, 결과보다는 '1승'을 하는 과정을 담아내는데 더 집중한다. 특히 '핑크스톰' 구단은 일명 떨거지들만 모인, 남들이 보기에는 오합지졸 구단이다. 김우진(송강호 분)은 이들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이기는 법을 찾아가고 가르친다. "배구는 0.5초의 찰나의 순간으로 누군가의 운명이 확 바뀔 수 있는 스포츠다. 사람들은 그 과정보다 결과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으로 누군가의 삶과 역사가 바뀌기도 한다. 그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했던 노력은 남들은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노력의 과정을 응원하고 싶었다. 핑크스톰의 1승은 누군가에게는 하찮을 수 있지만, 그걸 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
신 감독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모든 말을 김우진 감독 캐릭터를 통해 전했다. 그는 "김우진 감독이 하는 대사들이 저한테 하는 대사 같았다. 시나리오 쓰다가 운 적이 딱 두번 있다. '동주는 죽었습니다', '나는 한번 이기기가 힘느냐'하는 대사가 있었다. 근데 결국 그 대사는 빠졌다. 그거 쓰다가 '내가 그래'라고 생각하면서 울었다. '뭘 포기했냐'고 선수들에게 하는 김우진 감독의 대사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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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승' 구단주 강정원(박정민) 스틸/㈜아티스트유나이티드 |
'1승'의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핑크스톰의 구단주가 된 강정원(박정민 분)의 공약이었다. "시나리오라는 것은 인물의 물리적 동선과 심리적 동선이 전부다. 어떤 힘으로 움직일 것인가가 중요하다. 억지로 보내야 하는게 제일 안 좋은 시나리오다. 시나리오 쓸 때 힘들다고 하는 것은 억지로 움직이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디어가 성립이 안되서 그런 것이다. 정확한 메커니즘이 성립되야 하는 것이다. '1승'의 경우에는 구단주의 공약 아이디어가 생각이 안 났으면 아예 안했을 것이다. 그걸로 인물들이 움직여진다."
극 초반부터 루저 인생을 살아온 김우진의 서사, '핑크스톰' 선수들의 서사가 두루 보여지는 반면, 구단주 강정원의 서사는 생략됐다. 정원은 배알못에, 1승을 공약으로 내걸고도 지원조차 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의 주변에는 사람도 없다. 다소 불친절한 정원의 서사는 선택과 집중의 결과물인 셈이다. "'1승' 과정을 담아내기 위해 구단주 정원의 서사를 포기했다. 사실 구단주도 재벌 2세인데 셋째아들이다.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루저다. 선수들의 서사도 구체적인 부분들을 포기했다. 1승을 쟁취하기 위해 포기한 부분들이다."
'1승'에서 송강호는 '반칙왕', '넘버3' 때의 현실에 존재할 것 같은 중년 남성의 편안함과 특유의 코믹함이 묻어난다. 연이은 송강호와 작업 소감을 전했다. "어느 종목이든 분석적인 능력이 뛰어나거나 감각적인 능력이 뛰어난 배우가 있다. 송강호 선배님은 둘 다 뛰어나다. 박정민씨도 그렇고, 제가 앞서 함께한 변요한, 서현우, 이규형, 강하늘 다 마찬가지다. 다른 점은 감각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을 빨리 캐치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대로 밀고 나간다. 하지만 이분들은 잘못된 것을 바로 캐치하고 잡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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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승' 김우진(송강호) 스틸/㈜아티스트유나이티드 |
일화도 전했다. "우리 영화에서 극 중 핑크스톰이 1세트를 따낼 때 다들 기뻐한다. 근데 촬영할 때 첫 세트에 텐션이 너무 높아서 다음 세트 때의 텐션에 대한 고민을 송강호 선배님과 나눴다. 일단 촬영에 들어가자고 하시고는, 고민하던 그 장면에서 다리가 풀리는 연기를 하시더라. VIP 시사 후 뒷풀이 때 이정은 선배님도 그 장면을 보시면서 '그게 송강호 선배님이 선택하시는, 다른 지점'이라고 하시더라. 그때 선배님은 엄청나게 계산하고 준비하신 모습은 아닌 것 같았다. 선배님이 작품에 편하게 녹아드셔서 나올 수 있었던 텐션 같다."
그러면서 감독은 "사실 선배님과 '1승'을 가장 먼저 찍고, '거미집'을 찍고, '삼식이 삼촌'을 찍었다. 사람들은 배우 송강호라고 하면 무조건 '잘하겠지 송강호니까'라고 하지만, 실제 우리는 그 노력을 모른다. 그렇게 연기술을 개발하실 때 어떤 맥락으로 연기술을 디벨롭했는지를 몇년 동안 작품을 함께 하면서 구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저는 선배님의 훈련 과정을 본 것이다. '1승' 촬영 첫날 4 테이크를 찍어서 서로 떼서 편집하려고 했다. 근데 선배님이 매 테이크마다 대사의 문장이 아니라 음을 하나씩 갈아 끼우시더라. 전체 대사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 시도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시더라"라고 전했다.
극 중 김우진 감독은 핑크스톰 선수들에게 '너희가 뭘 포기한 것이 있냐'고 묻는다. 신연식 감독에 인생에서 '1승'을 하기 위해 포기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저는 독립영화를 오래 했지만, 나름의 인생 설계를 하고 살아왔다. 저는 마흔살까지 실컷 이상한 짓(?)을 하려고 했다. 그래서 300만원으로 독립영화도 만들고, 사람이 새가 되는 영화(조류인간)도 만들었다. 마흔살이 되면 그런 짓을 그만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신앙심으로 돈 날리고, '1승'을 하려고 했다. '1승'을 먼저 하고 '거미집'을 하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19가 터졌다. 정말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면서 여기까지 끌려왔다. 감독으로서 늘 포기하는 것은 있다. 1억 가지고 독입영화 하나 만들 때도, 어떤 작품을 할때마다 취사선택을 하고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근데 그게 감독들한테는 너무 어렵다"고 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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