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이파이브’ 강형철 감독 “라미란-신구에 감탄…박진영=福(복), 잘생겨서 캐스팅”

노이슬 / 기사승인 : 2025-05-30 12: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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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내 비디오 가게는 무조건 재밌는 영화가 있고, 후진 영화가 없다. 젯밥에만 관심 있는 그런 영화는 없다.”


어렸을 때 비디오 가게에 가면 행복했다는 강형철 감독. 대중에게 ‘과속 스캔들’을 시작으로 ‘써니’, ‘타짜-신의 손’, ‘스윙키즈’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로 눈도장을 찍었다. 2018년 이후 ‘스윙키즈’ 이후 신작 ‘하이파이브’로 8년만에 돌아왔다. 믿고 보는 감독님인만큼, 오랜만에 극장 나들에도 연기 치트키들이 모인 영화는 시종일관 빵빵 터진다. 웃을 일 적은 요즘,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팝콘무비가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영화 '하이파이브' 연출 강형철 감독 [사진=NEW]

 

30일 개봉한 영화 ‘하이파이브’(제공/배급: NEW l 제작: 안나푸르나필름 l 감독: 강형철)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심장이 약한 소녀를 연기한 이재인(완서)을 필두로 안재홍(지성), 라미란(선녀), 김희원(약선), 유아인(기동), 오정세(종민), 신구(영춘), 박진영(젊은 영춘)까지 어디서도 본적 없는 신선한 조합으로 역대급 앙상블을 탄생시켰다.

영화 ‘승부’에 이어 마약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유아인 리스크’가 있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중에 선보이게 됐다. 개봉을 하루 앞두고 만난 강형철 감독은 “맨날 작업실에서만 보다가, 드디어 스크린에서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게 됐다. 극장에서 보려고 만든 영화니까 이제 제 자지를 찾은 느낌이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유아인 분량은 캐릭터의 앙상블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세공 작업을 한 정도다. “유아인 배우의 분량을 편집하면 배우들의 앙상블이 다친다. 관객들에게 너무 큰 실례가 된다. 다만,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은 장인이 다듬듯이 미세하게 다듬은 정도다. 세공 작업을 한 것이다. 많은 배우들의 앙상블이 중요하다. 한 명의 외적인 이유로 건들인다면 다른 배우들에게 필연적으로 상처를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 [사진=NEW]

 

‘하이파이브’는 당초 유아인을 필두로 내세웠던 론칭 당시와는 달리, 심장 이식을 받고 건강해지고, 뛸 수 있게 된 10대 소녀 완서(이재인)를 중심으로 하는 작품이다. 영화의 시작점도 완서 캐릭터였다. “망상과 상상으로 시작됐다. 저와 ‘과속 스캔들’ 때부터 함께한 PD가 있다. ‘타짜-신의 손’ 찍을 때 초능력자로부터 장기기증을 받아서 초능력이 생기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스윙키즈’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어떤 캐릭터나 그림이 생각나냐고 물었을 때 ‘어떤 소녀가 언덕길을 자유롭게 빠르게 뛰어가는 그림이 생각난다’고 하더라. 자유롭게 엄청 스피드하게 뛰는 모습. 그 친구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이겠다 싶었다. 독특하고 엉뚱한 이야기라서 좋았다.”


극 중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완서(심장), 지성(폐), 선녀(신장), 기동(각막), 약선(간), 영춘(췌장)은 장기기증을 받고 초능력이 생겨난다. 이들은 각각 손목과 몸에 알 수 없는 문신이 생기고, 자신들이 초능력자임을 서서히 인지한다. 각 장기와 초능력의 관계도 자유롭게 연결됐다. “문신의 모양이 장기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느낌이다. 지성은 폐니까 바람개비. 기동은 와이파이 모양이다. 유머를 반영한 것이다. 선녀 같은 경우는 신장이 순환을 해주는 기능이다. 각자의 초능력을 이어주고 기능이 떨어졌을 때 이쪽에서 저쪽 기능을 이어준다는 인간 관계로 설정하는, 연결고리를 해준다는 감성적인 느낌으로 연결 시킨 것이다. 그들의 인간적인 관계를 이어준다 생각했다. 췌장은 무협지에서 따왔다. 무협만화를 보면 악당들이 빨아들이는 능력이 있더라. 췌장이랑 직접적인 영향보다 영화적 허용인 느낌이다. 무협지의 힘으로 흡수하는 능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름 역시 직관적이다. 완서의 이름은 흔하지 않지만, ‘박완서 작가’를 떠오르게 한다. 강 감독은 “제가 박완서 작가님 책을 너무 좋아한다. 유년 시절을 묘사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책을 보면서 들판에서 뛰어노는 청량한 소녀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거기서도 영감을 많이 얻었다. 저는 그런 류의 노스텔지어를 연상시키는 책들을 좋아한다. 초고 쓸 때 고개를 들어 책장을 보다가 작가님 성함이 보였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작가님이다. 그래서 이름을 가져다 쓴 것이다. 운명처럼.”
 

▲영화 '하이파이브' 연출 강형철 감독, 문신 이미지 [사진=NEW]

 

여기에 감독은 “이름은 다 직관적으로 지었다. 지성은 두개의 심장, 3개의 폐라서(웃음). 약선은 약손이 떠올라서. 선녀는 미모의 싱글 여성이니까”라며 웃었다.

캐스팅 조합 또한 신선하다. 가장 먼저 캐스팅한 사람은 지성 역의 안재홍이다. “재홍이는 동네 친구다. 영화의 대본을 처음 받은 배우다. 무명 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다. 저랑 단편영화, ‘타짜2’ ‘월리를 찾아서’까지 같이 했다. 대본 다 쓰고 제안했는데 대본도 안보고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오게 됐다. 안재홍은 거의 대본대로 하는데 어느 순간 애드리브인지 대사인지 저도 까먹는다. 이 역할을 쓰다 보니 안재홍으로 쓰고 있었다. 안 배우는 단순히 코미디 배우가 아니었다. 유머가 출중한 명연기를 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유머가 많은 명연기를 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오정세 배우도 그렇다.”

라미란과 신구는 너무 함께 하고 싶었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라미란씨랑 너무 작업하고 싶었다. 연기 보면서 너무 너무 감탄했다. 배우가 안해주면 어떡하나 생각에 ‘미모의 싱글 여성’이라고 강조하고, 첫사랑을 연상시키는 설정을 더했다. 촬영장에서 저는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너무 잘하셨다. 신구 선생님과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영광을 놓칠 수 없었다. 선생님을 너무 모시고 싶었다. 무슨 역할을 드리고 모셔도 어마어마한 연기를 해주실 분이다. 평소 식사 자리할 때도 그냥 빠져든다. 옛날 얘기하실 때도 연극 독백하시는 것 같다. 식당 메뉴, 음식 맛을 이야기하는데도 너무 명배우 느낌이다. 하찮은 대사 같은 느낌까지도 연기해주시는 것 보면서 감탄만 했다. 가끔 틀린 대사만 좀 지적해드린 것 말고는 없었다.”
 

▲영화 '하이파이브' 영춘 역의 신구, 박진영 [사진=NEW]

 

의외의 캐스팅은 ‘첫사랑 기억조작남’의 대명사 그룹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다. 욕망 덩어리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려는 영춘의 젊은 얼굴을 연기한 박진영은 선한 이미지에 신구 특유의 말투가 어우러지며 신선한 즐거움을 안긴다. 박진영 캐스팅 배경에는 극 중 완서의 대사 한 줄 때문이다. “완서가 젊어진 영춘을 보고 가장 ‘저 오빠가 악당 같아요’라고 한다. 지성이 왜 저 사람은 오빠고 난 왜 아저씨냐고 할 때 ‘잘생겼잖아요’라고 한다. 그래서 잘생긴 배우가 했으면 했다. 진영씨랑 미팅을 했는데 너무 괜찮더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신구 선생님 말투를 해보는데 너무 같이 하고 싶더라. 트레이닝을 할 때도, 완전한 신구 선생님도 아니고 어설프지도 않고 중간 지점이 있었다. 신구 선생님을 진영이화 해서 젊어 졌을 때 거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박진영과의 호흡에는 극찬을 쏟아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진영이가 와이어 액션을 하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있다. 저는 그걸 보면서 복이 떨어졌다고 했다. 너무 좋았다.”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 [사진=NEW]

 

‘하이파이브’에서 영춘을 제외한 5인은 초능력을 얻은 후 엄청난 일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들은 소소하게, 동네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사용하지만, 기동으로 인해 위기를 맞게 된다. 이들은 도망가는 수단으로 요구르트 카트를 활용, 카트 체이싱이 펼쳐진다. “제가 뭘 크게 할 생각이 없고, 할 줄도 모른다. 제 욕망이 딱 그 정도다. 동네 사람들이 초능력이 생겼을 때 뭘 할까 생각했다. 이들은 폐지 줍는 할머니의 리어카를 바람으로 밀어드리고, 맹인을 위해 신호등을 연장시키는 정도의 일을 한다. 남한테 피해를 안 끼치고 싶어한다. 근데 거대 악에 맞서야 할 때는 서로 똘똘 뭉쳐 지켜주는 것이다. 주변인으로 구성하니까 소품도 있는 것을 활용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선녀의 카트가 있는데 거기에 다 타면 웃길 것 같았다. 근데 카트는 느리다. 그걸로 체이싱을 하려면 완서를 엔진으로 썼다. 기동이가 네비게이터 역할을 한다. 하등 쓸모 없는 지성이는 뭐할까 하다가 우리도 ‘007’ 시리즈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폐 기능을 활용해 대포를 쏘듯이 했다(웃음).”

반면, 거대한 악 영춘에 맞서 싸울 때는 괴력소녀 완서와 영춘이 대활약한다. 초능력 히어로물인만큼 엄청난 스케일의 와이어 액션이 펼쳐진다. “이재인 배우는 시상식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매력적이었다. 오디션으로 운명처럼 완서로 만나게 됐다. 성실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건문 무술감독님이 기초 체력부터 몰아부치지 않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멘탈관리까지 신경 써주셨다. 진영이와 재인이가 너무 잘해줬다. 영화 하는 사람들이 매번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또 무한반복을 한다. 저도 그 중에 한명이다. 이번에 액션을 처음 해봤는데 많이 배우고, 부족했던 것들을 꼼꼼히 메모했다. 감독, 배우, 스태프들이 먼지를 많이 뒤집어 쓰고 건강을 일부 반납하면서 촬영했다. 재인이와 진영이한테 큰 박수를 쳐주고 있다.”

최근 극장가는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다. ‘하이파이브’는 국내외 동시기 개봉은 물론, 특별관 개봉까지 다양한 상영관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극장에 발길이 많이 끊어진 상황이다. 강형철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극장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극장이 없어지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저는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게 목표인 감독이다. 만화 같은 영화 만들고 싶었다. 운 좋게 영화 감독이 되고 운 좋게 몇 편의 영화를 찍게 됐다. 관객이 극장을 가지 않는다. 저는 극장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극장에 대한 추억이 너무 많고 그 공간이 주는 설렘이 좋다. 극장이 없어지면 너무너무 슬플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놀이터였다. 돈만 생기면 극장에 갔다. 인생에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다. 정말 제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게 꿈만 같은 일이었다. 저는 영화 만드는 사람이니까 관객 분들이 오시게 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억지로 오시게 만들 수는 없다. 여럿이 볼 수 있는 공감하면서 보니까 재밌다. 이런 맛이지라고 느끼셨으면 한다.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영화를 열심히 만들겠다. ‘하이파이브’가 작은 마중물이 되길 기원한다.”
 

▲영화 '하이파이브' 연출 강형철 감독 [사진=NEW]

 

데뷔 후 5편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비디오 가게로 표현했다. “어릴 때 저는 비디오 가게에서 살았다. 재밌는 영화 하나 빌려 가서 집에 가는 길이 그렇게 행복했다. 제 인생에 행복했던 몇 안되는 순간이다. 비디오 가게 같은 감독이 되고 싶었다. 내 비디오 가게는 장르의 다양성을 가져간다. 무조건 재밌는 영화가 있고, 후진 영화가 없다. 젯밥에만 관심 있는 그런 영화는 없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내가 재밌는 지를 중심으로, 진정성을 가진 작품만 있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관객으로서 저도 재밌는 것을 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제가 만든 영화를 좋아해주신다는 것은 관객과 소통이 잘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이파이브’는 정말 콘서트 같은 영화로, 극장에서 층간소음 걱정없이 발도 동동 구르면서 웃으면서 보셨으면 한다. 바람이 있다면, 손익분기점은 넘고, 관객분들이 다 같이 하이파이브 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하이파이브’에서는 초능력 기원과 기증자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스핀 오프에 대한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기증자에 대한 정보가 영화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무궁무진하게 생각한 것은 있다. 문신의 기원과 기원자가 있었고, 아주 고대부터 살아온 누군가가 있었다. 그 문신이 여기저기 옮겨가 새겨지면 신화속 인물이기도 했다. 어떨 때는 악으로 그려지기도 했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기증자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면 좋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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